* 학원 등서 공부시간은 190분이나
- 맞벌이 늘어 학원 보내 ‘관리’ 탓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가정의 달인 5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571명을 대상으로 ‘하루 일과’를 분 단위로 측정해본 결과, 참여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3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학교가 아닌 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190분’에 달했다. 재단의 ‘아동행복지수’ 기준 권장 공부시간인 ‘92분’과 비교하면 터무니 없이 긴 시간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맞벌이’가 꼽힌다. 맞벌이 부부는 자신들이 직장에 있는 시간 동안 자녀들이 ‘관리’되지 않을까, 학원 등에 보내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가정에서 자녀와의 대화도 정군 부모처럼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모자란 부분을 점검하는 식이 대부분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이정주(47)씨는 “평소에 대화를 나누질 않으니 대화를 나눌 소재가 학교나 학원뿐”이라며 “함께 있어주지 못해 학원을 보낸다는 죄책감을 더는 차원에서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맞벌이 부부는 전체 가구 중 46%를 차지해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부모가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하는 사이에, 부모와 대화로 풀어야 할 자녀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점이다. 중학교 3학년 양모(15)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과 얘기를 안 해서, 어른과 상의해야 할 문제도 혼자 고민하고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김은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소장은 “자녀들이 ‘평소 행복을 느끼는 장소’로 ‘집(38%)’을 가장 많이 선택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녀들은 집에서 부모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갈구한다는 것이다. 일주일 2번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등 ‘가족 규칙’을 만들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보려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결과와 문제점은 2014년 통계 때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의 2014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10~24세 평균 학습시간은 6시간17분이었다. 평일 기준 초등학생 하루 평균 6시간49분, 중학생 8시간41분, 고등학생은 무려 10시간13분을 학습에 사용했다.
장모(서초중2)군은 "수학과 영어 학원을 다니는데, 마치면 10시반 집에 도착한다"며 "씻고 숙제하면 새벽 1시 넘어서 잔다"고 했다.
학생들은 장시간 공부가 성적 향상에 도움되는지 의문을 표한다. 김모(서초중2)군은 "매일 피곤함을 느낀다"며 "장시간 공부는 일정 부분 성적을 올릴 수 있겠지만 학교에서 자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학·영어·보컬학원을 다닌다는 김지윤(여·중2)양 역시 "학원을 세 군데 다니니까 숙제가 많아 밤을 샐 때가 종종 있다"며 "학교에서 결국 졸게 되고, 숙제도 서로 베껴가며 급하게 하니까 공부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2014 생활시간 조사'에서도 10대 청소년의 고단함은 드러난다. 피곤함 정도를 묻는 질문에 74%가 "피곤하다"고 답했다. 평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비율도 63.8%나 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등은 청소년들에게 쉴 시간을 주고 사교육도 줄이자는 취지에서 '학원 휴일 휴무제'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송화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활동가는 "주 5일제로 시행되는 노동자와 다르게 우리 학생들은 '학습노동'에 월화수목금금금 1주일 내내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학습에 장시간 매달리는 것은 오히려 삶의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황윤옥 하자센터 부센터장은 책 '도시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우리 아이들이 수능을 위해서만 시간을 쓰면서 치르게 되는 기회비용은 너무 비싸다"며 "공부시간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은 잠과 쉼, 여유의 시간들이다. 결국 자기를 들여다보는 시간, 세상을 보는 시간,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무모하고 과도한 교육경쟁의 폐혜는 외국의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The world may look to South Korea as a model for education — its students rank among the best on international education tests — but the system’s dark side casts a long shadow. Dominated by Tiger Moms, cram schools and highly authoritarian teachers, South Korean education produces ranks of overachieving students who pay a stiff price in health and happiness. The entire program amounts to child abuse. It should be reformed and restructured without delay.
https://www.nytimes.com/2014/08/02/opinion/sunday/south-koreas-education-system-hurts-students.html
What South Korean Students Really Think About Their Education System
http://kore.am/what-south-korean-students-really-think-about-their-education-system/
* 청소년들에게 여름 겨울 방학기만 만이라도 학원 말고,
자기를 들여다보는 시간, 세상을 보는 시간,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시간을
찾아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