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조용한 오후였다. 날씨도 포근한 편이었다.
선량한 망스 사람들이 둘이나 셋씩 짝을지어 내 옆에 앉아 있었다.
프랑스어의 감미로운 음율, 이 완벽한 언어의 해탈한 듯한 음절이 내 귀를 간질였다.
내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특별한것은 없었다.
카페의 풍경은 프랑스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프랑스의 매력을 찾아보았다. 일종의 공감대를 갖고싶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프랑스에 있다는 충만감과 경쾌하고 생동감있는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기도 했지만,
일면에서는 눈앞의 풍경을 긍정적이고 호의적으로 보려는 욕망의 발현이기도 했다.
나는 왜 그때 그곳에서 그런 형이상학적인 감정에 사로잡혔을까?
어쨌든 카페 앞에서 보낸 30분간의 한적한 시간,
인간의 목소리로 채워진 10월 감미로운 저녁시간은 내가 망스에서 가져온
가장 소중한 기념품이었다.
-망스여행 Visite au Mans 헨리 제임스
즐거움이 있는 카페였다. 깔끔하고 따뜻하며 인간미가 살아있는 카페였다.
나는 낡은 비옷을 걸쳐두고 물기를 말렸다. 색바랜 펠트모자는 긴 의자의 모자걸이에 걸었다.
그리고 밀크 커피를 주문했다.
주머니에서 수첩과 연필을 꺼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파리는 축제다" 어네스트 헤밍웨이.